정신건강

긍정적인 마음이 필요해요.

자두청포도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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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음.. 저는 7살때 까지는 굉장히 부유하고 행복하게 자랐어요.
9살 때쯤 한차례의 가정폭력이 있었고(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그때 저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지만 문이 안 열려 아파트 복도에서 저녁 때까지 앉아 있었어요. 그러다 문이 열렸는데, 어머니께서 온몸에 멍투성이 였어요. 9살 때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이후로 악몽을 많이 꾸고 가위에 눌렸어요. 그 뒤로 다른 신체적 폭력은 없었지만, 집안이 기울고 불화가 심해져 늘 부모님의 싸움을 보고 자랐습니다. 욕설, 물건 던지는 등등. 어머니는 늘 저에게 아버지 욕을 하셨고, 저는 아버지와 얘기도 안하고 지냈고 청소년 때는 심지어 제가 아버지께 욕도 하고 그랬어요. 제 학창시절에 친구는 있었지만 저는 친구들에게 늘 냉소적이었고, 신경질적이었습니다.
저는 연극 전공을 하고 연극 배우로 활동하였습니다. 문제는 사회에 나와서도 어머니가 전화로 소리소리 지르며 아버지 욕을 하고, 괴롭혔습니다. 사회 생활이 잘될리가 없죠.. 저는 늘 애썼지만, 예민하고 신경질 적이었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법을 잘 몰랐습니다. 11년동안 배우로 활동을 했습니다. 연극 관련된 지인들은 저에게 배우로서는 좋으나 사람으로서는 모르겠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러다 극단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여러 인간 관계) 나오고, 보조 강사 일과 여러가지 다른 일들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이 사이에 부모님을 이해하려 여러가지를 했습니다. 명상, 독서, 강의 듣기 등등.. 그래서 제가 부모님께 먼저 좋은 말들을 많이 하고 해서 정말 많이 개선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11년동안 여러 알바와 연극을 병행하며 자취를 하다가 남편이 있는 지방으로 왔습니다. 이 선택에 후회는 없고 남편이랑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 그리고 최근에는 임신을 했지만 계류유산이 되었습니다. 이 일이 저에게 큰 타격을 주진 않았지만, 저에게 혼란을 주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나는 남들처럼 순조로웠던 적이 있었나? 왜 이렇게 내 삶은 평탄하지 못할까, 행복하면 안되는 건가, 등등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곳은 연극 관련된 일이 거의 없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뭐지? 그냥 무능력한 사람인가? 정말 뭐든 열심히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한테 힘이 하나도 되는 것 같지 않고, 저 때문에 더 힘든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먹어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주위 환경을 극복하려고, 죽지 않으려 개선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는데, 부정이 또 저를 누르려하는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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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자두청포도님.
요즘 나의 일상에 부정적인 마음들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계신가 봅니다.

글에 적어주신 것처럼,
"왜 내 삶은 이럴까", "나는 행복하면 안되는 사람인 건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능력이 없다", "나 때문에 남편이 더 힘들거야"라는 생각들과 어쩌면 또 다른 생각들을 나의 부정적인 마음으로 인식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내가 살아온 삶을 진솔하게 남겨주셔서 지금 갖고 계신 마음들이 읽는 내내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자라오며 있었던 충격적인 일과 어린 내가 이를 감당하며 살아가기 위해 있었을 심적인, 관계적인 어려움들.
아마도, 그 경험들이 내 안에 정리되어 "내가 살아온 삶"과 "나"라는 사람에 대한 나름의 생각으로 갖고 계시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지난 시간들을 지내오며 나의 상황 속 최선으로 선택하며 애써오신 것 같아,
한편으로는 이렇게 버텨오신 게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남편이라는 만족스럽고 위안이 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자두청포도님의 정말 중요한 힘일 것 같습니다.

나의 시간들, 경험들 속,
자두청포도님은 언제 나의 마음을 스스로 돌보아주고 알아줄 수 있었나요?
"나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구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더 답답하고 괴로워"
이렇게 있는 그대로 나의 마음을 받아주기 위해서 어떤 말 혹은 무엇이 가장 도움되었던 것 같으신가요?

최근에 있었던 계류유산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글을 적게 될만큼의 혼란의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그 시간을 지나보낼 때에도, 나 스스로를 어떻게 보듬어주었나요?

때때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정신 없이 지내느라, 혹은 약한 모습이 되면 삶을 유지하기가 어려울까봐
나를 돌보고 위로해주는 중요성을 놓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삶의 어느 단계에서는 스스로를 지키고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것에 힘을 쏟는 게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을 알아봐줄 때 우리는 조금 더 "나다움"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할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내가 무언가 불편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크게 든다면 그 지점이 나에게 정말 중요하거나 혹은 필요한 부분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계적인 어려움이 큰 사람이라면 그만큼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지내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일 수도 있지요. 그래서 "아 내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어하는구나, 그런데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아 너무 화가 나는 마음에 힘들었겠구나"하고 평가나 판단 없이 알아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두청포도님의 상황과 마음을 여기서 다 알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은 더 건강한 마음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잘 보듬어주고 작은 어려움도 충분히 알아봐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혹시 말씀해주신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들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압도되어 있거나,
스스로 챙겨주기에는 어려울 정도라고 느껴지신다면,
주변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얘기해보거나 전문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봄으로써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자두청포도님이 과거의 어려움을 지금까지 지니고 올 만큼의 힘이 있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를 이루고 사회적인, 직업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정말 중요한 지점이지요.
그래서 나의 마음도 충분히 알아봐줄 수 있는 힘이 있는 분이시라는 생각이듭니다.
지금까지도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번 과정이, 오히려 나를 더 이해하고 알아봐줄 수 있는 시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필요한 도움을 통해 조금은 더 건강한 마음 상태로 지내실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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