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뭐든지 결정하는게 스트레스

안미안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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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필요한걸 사려는데 여러개 중에 고를때, 옷 사이즈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때, 아주 짧은 여행처럼 어떤걸 내가 도전하려고할때, 제일 심각한거로는 진로 방향을 탐색하고 취업을 하려고할때 등... 정말 사소한것 부터 모든거에서 제가 뭔가를 결정하는게 엄청 스트레스예요. 기본적으로 뭐든지 고민하는데에 몇달~몇년 걸리고, 아예 결정을 안할때도 많아요. 어떤거 하나에서도 제 눈엔 단점이 더 보이고, 그걸 하나 하나 분석하고, 이게 나중에 어떨까? 내가 후회할까? 이런 생각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마트에 갔다 하면 제가 보고싶은걸 다 보려는 욕심에 피곤해도 계속 돌아다니게 되고, 일상에서 쓸데없는거에 시간 낭비하고, 게으르게 선택을 미룰때가 많아요. 어떤걸 꼭 환불해야될때 고민을 하다가 기한을 놓쳐서 돈을 좀 잃은적도 있어요. 웬만하면 스스로 결정을 하려고하는데 정말 못하겠을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본적도 있어요. 그땐 또 그 의견을 따르고싶을때도, 따르기 싫을때도 있고 항상 제 생각은 달라져요. 저는 주관이 너무 없어요. 이게 원래 제 성격인데 언젠가부터 심각해진건지 뭔지 모르겠어요. 정말 옛날엔 이정도는 아니었어요. 제가 엄청 소심하다보니, 스스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뭔가를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어렸을때 남들보다 많이 못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해요. 이렇게 피곤하기도 싫고, 이런 제가 너무 싫어서 심리상담을 꾸준히 받는중인데 제가 저를 바꿀 자신이 없어요. 상담중 듣는 조언들 다 이해하는데 그냥 듣고나서 끝이에요. 유튜브에서 조언 영상들을 찾아서 봐도 그걸로 끝. 저렇게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결정하는게 더 후회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침내 뭔가를 고르면 미련이 생기고요. 세상에 완벽한게 없고, 내가 딱 원하는것도 찾기 어렵고, 뭘 선택하든 후회할수있다는걸 알고 인정하지만, 다시 제 방식대로 살게 되더라고요. 이런게 강박일수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의 약 도움을 받는게 좋을것 같다는 권유를 받기도 했어요. 약을 먹으면 내가 완전히 달라져서 단순하고 편안하게 살수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면서도, 일반적인 약은 아니다보니 부작용 걱정이 커요. 진단 상태에 따라 무조건 약 처방이 되는건 아니라는걸 알지만요. 이것도 제가 몇년 전부터 이런저런 고민으로 가끔씩 우울하기 시작하면서 생각한건데, 여전히 결단을 못 내리고있는거죠. 다들 알아서 잘 결정하고 사는데 주변 사람들 중에 저만 이런것 같고, 스트레스 받고, 계속 반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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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미안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소한 일부터 인생의 중요한 결정까지 모든 선택이 버겁고, 어떤 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답답해하고 계시네요.
고민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결정해도 후회가 남으며, 남에게 의지해도 결국 만족스럽지 않아 괴롭다는 말씀… 그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게 더 힘드시겠어요.

우리 글쓴이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은 최선, 완벽,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내면의 압박, 그것이 불안과 강박적인 사고로 굳어진 모습처럼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볍게 넘기는 일에도 에너지와 시간을 과도하게 쓰게 되는 자신이 미워지고, 그러면서도 변화는 더디고… 정말 많이 지치셨을 것 같아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결정을 하는 것.
- 선택을 앞두고 “후회하지 않을까?”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이 뭘까?”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것.
- 물건을 사는 것 같은 일상의 선택이 오래 걸린다면 ‘결정하는 시간을 정해두기’를 연습해보는 것. 예를 들어 “30분 안에 결정 못하면 오늘은 여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 글쓴이의 괴로움은 변화할 방법을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서 느끼는 저항' 때문으로 보여요.
상담을 받는 중이라 하신 이야기가 아주 반갑게 들립니다.
상담에서 들은 조언을 이해는 하지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신 그 마음을 상담 선생님과도 나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유지해 온 패턴이라면 오랜 시간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어요.

이럴 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약을 처방받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 강박, 우울을 조절하는 데에 약물치료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약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생각의 고리가 너무 끈질기게 연결되는 걸 조금 느슨하게 만들어줄 수 있어요.
약물 치료가 정말 필요한 상태인 건지, 어떤 과정으로 나아지는지, 부작용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안내는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리 글쓴이처럼 깊이 고민하고 자신의 문제를 성찰하는 사람은 결코 흔치 않아요.
지금까지 버텨온 당신의 시간도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변화도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만들어질 수 있어요.
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도 크지만, '나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그 마음도 우리 글쓴이 안에 분명히 있다는 걸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상담도 시작했고 병원 방문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변화의 시작인 걸요!
너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조금씩 열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늘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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