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들렸다가 큰 소리로 대화 하는 할아버지를 뵈었어요.
큰 소리로 고래고래 대화하시는 탓에 몸도 불편해서 그런가 짜증이 올라 오더라구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는지 그 분이 나가시고 다른 할아버지도 저 사람은 뭐 저리 시끄럽냐고 한마디 하셨어요.
공감간다 생각 중이었는데 약사분께서 ‘몸이 아프니 두려워서 그래요. 언제 오셔도 들어들어야죠’ 하시더라구요
누군가의 상황도, 아픔도 모르면서 가볍게 생각한 제가 부끄러워졌어요. 쉽게 판단하지 않고 다정한 마음을 갖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질 않아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망랑앙 님 반갑습니다.
우리 글쓴이의 마음 씀씀이가 따뜻해서 읽는 동안 제 마음도 따뜻해졌어요.
그 상황에서 짜증을 느끼는 건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예요. 평상시에도 큰 소리가 나면 놀라기도 하는데 몸이 아플 때는 충분히 그런 자극이 더 예민하게 다가올 수 있지요.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스스로 자책하기보다, 마음 안에서 성찰하고 있다는 점이예요.
그게 바로 글쓴이가 말한 진짜 '다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태도랍니다.
약사분의 말씀을 듣고 '부끄러웠다', '쉽게 판단하지 않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건, 글쓴이 안에 이미 깊은 공감력과 따뜻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그런데 왜 마음처럼 되지 않을까요?
누구나 우리 마음 속엔 두 가지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예요.
하나는 불편함, 짜증, 피로, 깜짝 놀람 처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순간의 감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이해하고 싶고, 다정해지고 싶은 깊은 마음의 태도가 있지요.
우리 글쓴이는 이 두 마음 사이에 충돌을 느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내가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라 '더 넓은 마음으로 자라고 있다는 신호'예요.
우리가 더 다정한 마음을 키워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경험과 성찰이 필요해요.
지금 당장 누군가를 이해하는 건 어려울 수 있어요. 다만, 상상을 해볼 수는 있겠지요.
'저 사람이 어떤 하루를 보낸걸까?', '저 상황에서 나라도 저렇게 했을까?' 처럼 입장을 바꾼 질문을 떠올려보는 거예요.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워도, 상상해보는 연습만으로도 마음이 유연해질 수 있답니다.
우리 글쓴이가 여기 나눠주신 것처럼 내가 마주친 다정한 순간을 기록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어요. 그런 기억을 자주 떠올리면 나도 그런 마음을 배우며 키워갈 수 있지요.
다정한 사람은 처음부터 완벽한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마음을 키워가려는 사람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금의 우리 글쓴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도요.
그리고 앞선 우려의 마음에 덧붙이자면, 공감되지 않는 상황과 타인까지 너무 애써서 이해해야만 하는 건 아니에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반응 또한 글쓴이의 건강한 마음 신호의 한 부분이니까요.
예쁜 마음을 나눠주어서 참 고마워요.
글쓴이의 하루에도 그런 다정함이 꼭 돌아오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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