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가끔 정신분열이 와요.

두렴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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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생물학적 여성(이지만 제 성 정체성을 무엇이라고 규정하고싶지않은 사람)입니다.
저는 남자 형제를 위해 뒷바라지하고살다 할머니가 결혼하라고 중매해주니 억지로 잘 모르는 누군가와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순진한 엄마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없이 자라 기본적인 교육 없이 자라며 누나 밑에서 오냐오냐 커서 남을 배려하는거라곤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 기분에 따라 윽박지르고 때로는 폭력을 쓰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아빠 밑에서 자라 덜렁대고 깨끗하지 못한 저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했고 아주 잠깐이지만 성추행도 했었던 오빠와도 살고있구요.

그러다보니 남성을 싫어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어렸을때는 가정에서의 결핍이 채워지지 않아 타인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점점 크면서 학창시절 때 몰카를 찍거나 외모를 가지고 급을 나누던 남성만 보거나 타인에게 어떠한 힘듦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는 남성만 보았습니다. 유튜브나 SNS를 보면 당연히 더욱 혐오가 들었고요.

혐오가 아니라 제 입장에서는 사실입니다. 성폭력 범죄의 가해자는 99%가 남자이며, 다 거세하고 생각없이 말하는 놈들은 진짜 어떻게 해버리고싶습니다.

그렇지 않은데 억울한 남성에게는 안타깝지만, 그냥 평탄하게 살아온 남성도 제게는 열받음의 대상입니다. 보통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면 다른 사람이 어떤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끔찍한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야하는 인생이 참 괴롭고 힘들 뿐입니다. 제게는 매일 싸우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학습된 무기력이 있어서 죽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혼란형 애착유형이라 인간관계도 피곤하고 힘듭니다. 여성 말고는 혼자가 제일 편하고 행복합니다.

지금은 돈을 버는 성인이라서 부모나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탄한 일상을 보내고있긴하지만 가끔 정신분열이 올정도로(실제로 온건 아니지만) 모두에게 다 화내고 죽이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혐오한다는게 저한테도 좋지않고 결국 남성이라는 존재와 부대끼며 살아야하는 인생이기에 다른 여성들에게도 좋지 않기에 그냥 참고 사는데..

가끔 너무너무 힘들고 열받고 폭력을 쓰는 누군가를 죽일수도 없고 죽일 용기도 없고
여성단체 시위도 나가고 성매매 피해 당사자 여성분들을 후원하는 등 활동을 하고있는데 왜 남성 때문에 돈도 없는데 이런 짓을 내가 해야되나 싶기도 하고..

공익 가치를 바라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여성 의제를 다루지 않는 건이면 가끔 내가 왜 세상에 받은게 없는데 이로운 짓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가끔 들기도하고, 난 행복하지 않은데 왜 행복한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이지랄을 떨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가끔 남자때문에 이런걸 해야되는것도 열받기도 하고.. 어떻게든 바쁘게 살고 운동을 배워야하나 이 지옥같은 삶을 버텨내며 살아야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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