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2 남학생입니다. 몇 번이고 글을 써보려 노력했지만 여기서나 현실에서나 여기서나 전 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네요. 최근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족에게 실망했거든요. 그래도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어제 오늘 남아있던 정마저 모두 탈탈 털린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죽고 싶더군요. 너무 극단적이라고요? 저는 아니었습니다. 계속 이 집에서 살면서 감정 쓰레기통이 되었다는 걸 어제 확실히 느꼈으니까요.어젯밤 어머니의 하소연... 저는 한심하게 혼나면서도 뭐라 말도 못 하고 병신처럼 입 다물고 계속 들었습니다. 제가 말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싸움이 일어나거든요. 제가 참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해서 전 부모님이 화내시면 말을 못 해요. 제 머릿속에는 다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만, 이걸 말하면 저도 상대도 상처입기에 말을 굳이 하지 않는 편이입니다. 어제도 이 두 시간 동안 5분도 말을 못 했죠. 뭔 말할 거리가 저렇게 많을까 생각도 하고 어차피 너무 많이 듣고 똑같은 레퍼토리라 저는 흘려듣습니다. 그걸 엄마도 알고요. 그래도 멈추시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죽고 싶다고 생각하진 읺아요. 일상이이거든요. 단지 어제오늘 너무 실망했을 뿐이에요. 그래요 어머니는 저를 믿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부와 외모, 대인관계 등에서 저를 계속 깎아내리시고, 제가 괜찮은 것도 괜찮지 않게 만드세요. 이런 엄마를 보면서 저는 제 미래의 결혼을 포기했습니다. 나는 상대를 믿고 싶은데 오늘처럼 내가 너무 상처받을 것 같고, 물론 나 스스로도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 같아서 앞으로 연애도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안락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에게는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한 그 태도가 너무나 짜증 나고 싫어요. 가난이나 뭔가의 결핍이 있으면 그게 자식에게까지 물려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머님은 그렇게 부유한 삶을 사시지 않았다는 걸 저도 알고 있는데요. 어머니 또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나름의 마음을 알겠는데, 저는 충분히 사랑받은 삶을 살고 있고 못해줘서 뭐라 하지도 않고 오히려 감사한데, 저는 그런 삶을 살게 해주지 않았는데 계속 옆에서 그런 우울한 말을 듣다 보니 괜히 우울해집니다. 여기서 제가 나서면 진짜 못할 짓을 한다는 걸 알기에 생각한 대로 목구멍까지 말이 올라와도 말 못 하고, 그런 저를 보면서 저는 저를 믿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자존감은 낮아집니다. 또 아버지한테는 앞뒤 내용 다 잘라서 제가 잘못했다는 식으로만 말하시죠. '공부 때문에 죽고 싶다'고 할 나이는 이미 지났고, 설마 가족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는데 힘듭니다. 뭘 해도 결국에는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하시고,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또 그러다가 나만 깎이고 회색빛 인생이 된 것 같습니다. 차라리 안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당연히 합니다. 먹이는 것도 아깝고 내가 없었으면 잘 간다는 둥 막장 드라마 엄마 대사를 치면서 저에게 상처주고... 저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닌데, 쳐죽이고싶다고 말했으면 그 말을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이러다 보니 머리는 아프고 몸은 메스꺼워 헛구역질만 나옵니다. 영원히 잠들고 싶고, 뛰어내릴까 생각도 합니다. 가족이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감싸준다는 게 가족이라면서, 가족이라서 가족한테 상처 주는 게 너무 싫고 그래선지 왠지 살고 싶은 의욕도 없습니다. 그냥 날 죽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엔 '죽고 싶지 않아'라고 말할 생각은 없어도 죽지 않을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믿었던 사람이 나를 그냥 소유물로 보고 이렇게 인형처럼 계속 말 들어주면서 점점 바보 같아지는 제가 싫습니다. 그냥 삶에 뭔가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다시 일어설 생각도 없고, 그냥 여기서 막 도피하고 싶어요. 쓰다 보니 잘려서 뒤에 연결지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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