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제 이야기는 감정을 글로 쓰게되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어떤 책의 일부에서 시작됐어요.
저의 가정환경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저의 기억이 형성되기 전부터 저의 가족은 평범하지 않았어요. 어린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고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병원에 갇혀 외출도 외박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소위 말하는 정신병을 앓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밖에 없어요. 5살 터울의 언니는 고모댁으로 저는 할머니 댁으로.. 우리 가족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는 동네 부럽지 않은 화목한 가족이었다고 해요. 제가 태어나면서 저희 집은 달라졌죠. 어린시절의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돌아가시기 전 할머니가 말씀해주시기를 제가 태어나고 아버지는 무리한 사업을 일으키게 됐고, 그 후 어머니는 정신병을 앓게 됐다고 해요. 어머니는 언니랑 저를 바깥세상을 못보게 했어요. 그만큼 험난한 세상으로부터 두 딸을 보호하기 위함이었겠죠.
그나마 저보다 세상을 알던 언니가 탈출을 했어요. 탈출해서 아버지에게 갔고, 아버지는 바로 집으로 찾아왔었어요. 오랜만에 본 아버지 얼굴은 솔직히 기억이 안나요. 그때 무척 어린 나이였지만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나를 안타깝게 보던 시선들 보다는 그 방에서 나갈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좋았어요. 지금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기억은 아직 또렸하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아버지랑 지냈어요. 아버지가 재혼하신 이모님은 동화에서나 볼 계모였어요. 아버지가 계실땐 나를 잘 챙겨줬지만, 아버지가 없을땐 밥을 차려주지도 않았어요. 그때 제 나이는 11살이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아버지는 다시 사업을 시작했고, 그 이모님이랑은 같이 안살게 되었어요. 어머니도 증세가 좋아져 같이 살게 됐어요. 어린 저에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지만요. 어머니는 다시금 혼자만의 세상으로 빠졌고 한창 사춘기였던 저는 그 사실을 좋게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그때부터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녔죠. 그때 피해자였던 친구들에게 절대 떳떳하지 못해요. 질풍같은 사춘기를 지내고 저는 이 집을 떠나야겠다는 마음하나로 뭐든 했어요. 중학생부터 용돈을 받지 않고 제 돈 관리 직접하고 알바를 하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어요. 나는 절대 내 유년시절에 느낀 이 엿같은 감정을 나중 내 자식한테는 절대 일말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살아야겠다고.
어린시절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사회생활에 도가 튼거 있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아하는걸 쫒다보니 지금 회사에 취직을 했어요. 사람이 등이 따뜻하니 취미도 갖게 됐구요. 지금은 제 어린시절이 기억이 안날만큼 너무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걸로도 모자라 제가 정말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일을 찾았어요. 근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제 마음가짐이 그릇된 탓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면 앞으로도 순탄하겠다 싶었어요. 제가 마음이 너무 앞서 나갔나봐요. 유년시절 그렇게 힘들어했어도, 시간 지나 조금 살거 같다고 이 세상이 내편이라도 된줄 싶었나봐요. 항상 겸손해야되는것을, 지금 행복에 겨워서 나는 원래 행복을 꿈만 꾸던 사람이었던것을 잊고 지냈나봐요. 헤어짐을 위기에 두니 사람이 참 힘들어져요. 그래도 저를 스쳐간 인연들에게 감사해요. 한 분 한 분 나를 스쳐간 인연들이 없었다면, 저 혼자서는 절대 이렇게는 못살았을거 같아요. 정말 고맙고 정말 사랑했는데, 그래도 저는 제가 너무 소중해요. 다른사람은 어떤 고통에서 어떻게 힘들어 하던 상관 없을정도로 제 자신이 너무 가엾고 안타까워요. 근데 요즘 너무 힘들어요.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지금 정신병동에 계신 어머니도, 나를 차갑게만 대하는 남자친구도 저를 너무 힘들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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